실전은 기세야 기세!
- 영화 <기생충>에서 -
1. 언어는 기세다.
어려서부터 영어 공부에는 자신있었다.
정확히는 스스로 잘한다고 '오해'를 해왔다.
돌이켜보면 실제로 잘하는 건 아니었으나
어떤 '기세'를 가지고 있었다.
Mother, Father 단어를 처음 외워보려고
노력한 때가 정확히 기억난다.
초등학교 3학년 여름 방학.
영어는 나와 관계 없는 과목이었지만
곧 나의 큰 무기가 된다.
초등학교 5학년, 어머니 친구의 아들과 함께
영국으로 한달간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지금도 어머니와 당시를 회상하면 웃음만 난다.
정말 겁도 없었다.
말도 제대로 못하는 12살 꼬꼬마 두명을
영국의 한 가정집에 맡겼으니.
나도 모르게 국제 고아가 될뻔한 고비를 넘긴셈이다.
이후 초등학교 6학년이 되서는
좀 더 규모가 큰 어학연수 회사를 통해
호주와 미국을 각각 한달 반씩 다녀왔다.
해당 유학 생활 모두
스펙타클한 경험들이 있다.
나중에 글 쓸 소재가 떠오르지 않을 때 한번 써먹겠다.
아무튼 뭣도 모르고 간 어학 연수 덕에
현재도 외국인과 일상 대화를 하는데는
지장이 없을 정도까지는 한다.
적어도 영어가 내 삶에 방해가 됐던 적은 없다.
2. 흥미 유발이 먼저다.
일본어의 경우는 정 반대다.
대학에서 전공을 했음에도 흥미가 붙질 않는다.
자고로 언어란 아무 생각 없이 받아드려야 하는데
머리가 다 큰 뒤에 배우는 탓인지
도통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
시험 통과를 위한 언어 공부는 정말 최악이다.
적어도 나에겐 매우 힘든 길이다.
더 놀라운 것은 대학교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1년이나 일본에서 유학생활도 한 경험도 있다.
그런데 지금 일본어는 잘 구사하지 못한다.
일본어는 영어처럼
아무 생각이 없던 어린 시절
스펀지처럼 언어를 흡수했던 것과는 달랐다.
또 그 나라의 문화와 취향이 맞지 않는다.
일본 특유의 문화가 나에겐 '찐따'스럽게 느껴졌다.
많은 분들이 일본의 애니메이션, J-pop, 일드 등을 통해
일어에 대한 흥미를 가지게 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본인도 노력해봤으나 도통 진득하니 보질 못하겠다.
오죽하면 친구들에게 차라리
'내가 오타쿠였으면 좋았겠다'고 푸념하겠나.
그런데 현재 일본어 자격증이 필요하다.
모종의 이유로 최대한 빠르게 취득을 해야한다.
일어 공부 어떻게 다시 시작하면 좋을까?
3. 단순 암기는 최후의 수단이다.
무작정 공책에 쓰면서 외우는 것은 정말 많이 해봤다.
기억력이 아주 좋았을 시절에 열심히 외웠지만
지금 머리속에 남는 건 하나도 없다.
일어와 영어 모두 공부하지 않은채 살아왔지만
영어는 대화가 가능하고 일어는 불가능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상황에 맞는 단어와 어구가 입에 새겨지지 않으니
기억의 휘발성이 강한거다.
따라서 단순 암기는 최후의 수단으로 삼겠다.
대신 흥미를 잃지 않을 정도의 일본어 컨탠츠를 구해볼 심산이다.
최근 강아지를 키우는 일본인의 유튜브를
우연히 본 적이 있는데
그 영상에서 들린 강아지 명령어가 현재까지도 머리 속에 박혀있다.
앉아, 손, 쓰러져, 등등
온갖 명령을 매우 잘 수행하는 강아지였다.
언어 초심자에게 매우 좋은 공부법이지 않을까 싶다.
일본 강아지도 알아듣는 일본어.
사람이 몰라서 되겠나.
얼른 강아지 만큼 귀가 트이길 바라본다.
4. 교재는 한권만 판다.
또 한가지 알고 있는 진리의 공부법이 있다.
참고서는 무조건 1권만 가지고 공부하는 거다.
고등학교 때 수학을 꽤 잘했다.
물론 문과생 치고 잘했다.
그 당시 강남구 대치동 휘문고등학교 건너편에 있던
'블루스카이'라는 수학학원을 다녔다.
그 학원의 특징은 교재가 단 한권이라는 것.
'수학의 정석' 심화편 시리즈만 가지고 교육을 했다.
교수법도 달랐다.
강의 없이 수학의 정석을 가지고서
예습을 해오게 한다.
그리고 학원에서는 숙제의 오답을
맞출때까지 풀게한다.
한 반에는 학생들의 학년, 진도 등
모두 다 달랐고 서로 누가 누군지도 몰랐다.
정확히는 알 필요가 없었다.
내가 풀어온 문제를
오답 없이 잘 풀어내기만 하면
집에 갈 수 있으니 한눈 팔 이유가 없었다.
아주 기본적인 개념은 설명해주지만
설명의 수준은 교재 내 설명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결국 개념공부도 스스로 했어야 하는데
이게 매우 효과가 좋았다.
스스로 개념을 공부해오고 숙제를 풀어본다.
문제를 푸는 과정과 정답을
A4용지에 적어 수업 하루전에 팩스로 보낸다.
빠르면 10분만에
늦어도 1시간 안에 채점이 되서 온다.
채점은 단순하다.
틀린 문항에만 x가 쳐져 있다.
그 때부턴 틀린 문제를
수업 전까지 다시 풀어가는 것이다.
학원에 도착하자마자
다시 채점을 받고 자리로 돌아와
틀린 문제를 다시 푼다.
스스로 학습해 본적이 없는 학생들은 견디질 못한다.
문제집 뒷장의 풀이과정을 몰래 베낄 경우
수학강사 경력 10년차 이상의 선생님은 귀신같이 알아본다.
그리고 과정을 설명해보라고 주문한다.
떠듬거리다가 자리로 가서 다시 생각해오라고 한다.
망신도 그런 망신이 없다.
다시는 베낄 생각을 안한다.
그렇게 3년을 동일한 학원을 다녔다.
교재는 오직 수학의 정석 심화편
겉 표지와 속지가 너덜너덜 해질 정도로 해졌다.
수능이 끝나고 재수가 끝났어도 그 책은 못버렸다.
지금도 본가 내 방 어딘가에 잘 꽂혀있다.
일어도 이와 같이 해보자.
어차피 대부분의 교재는
일본어 전문가들이 만들었기에 수준차이가 크지 않다.
교재 1권을 정하고 그것만 주구 장창 공부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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